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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문제 해결하기' (주)컬쳐네트워크, 무등산브루어리 윤현석 대표
#임팩트투자 이야기
2019-04-22

반갑습니다. 대표님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문화전문대학원에서 문화기획을 공부하던 중 지역사회의 문제를 문화로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되어 ㈜컬쳐네트워크, 무등산 브루어리 등을 창업한 윤현석입니다. ㈜컬쳐네트워크는 지역에서 만나는 가치, 아이디어들을 이용해 공간, 서비스, 상품 등으로 표현함으로써 지역문제 해결방식을 제안하는 회사입니다.


(주)컬쳐네트워크 윤현석 대표


무등산브루어리는 어떤 곳인가요?

무등산 브루어리는 로컬(광주)에서 생산되는 밀과 보리를 이용해 맥주를 ‘직접’ 주조하는 양조장이자, 생산된 맥주를 판매하는 가게입니다. 이 곳에는 광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6가지 수제맥주가 있습니다.



광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수제맥주라니, 흥미롭네요. 더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맥주마다 광주•전남 지역의 특색 있는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무등산 억새밭을 연상케 하는 ‘무등산필스너’, 5.18을 기념해 만든 ‘평화에일’, 무등산 수박과 히비스커스잎을 넣어 만든 ‘워메IPA’ 등이 있습니다. 무등산브루어리라는 이름도 도시와 가까운 산이 주는 청정한 느낌과 광주, 전라 지역의 무등산으로 하나되는 정신을 담은 지역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이름입니다.


무등산브루어리 양조장 모습

굉장히 의미있는 맥주들이네요. 맥주로 지역의 아이덴티티를 담아낼 생각을 어떻게 하셨나요?

처음으로 맥주에 대해 생각하게 된 건 대학원 시절입니다. 연구소에서 광주 도시마케팅 연구를 했었고, 지역의 자원을 찾던 중 광주에서 우리밀의 70%가 생산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우리밀을 이용해 건빵이나 밀가루를 생산하고 있었고 이는 지역을 알리는 상품으로서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광주•전남지역의 우리밀을 이용한 새로운 상품에 대해 고민하신건가요?

네, 우리밀을 이용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해 고민하던 중 일본의 지비루(지역맥주)개념에서 착안해 밀과 보리로 맥주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2016년에 들어서 제주도 제스피(수제맥주) 생산과 한남동, 이태원 등에서 수제맥주가 유행하는 것을 본 후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동시에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브랜드로서 지역맥주의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지역맥주의 상품성을 발견하셔서 시작하게 되신거군요.

맞습니다. 이 외에도 맥주는 인문학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상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발명품 중의 하나이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퍼져 있는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폐쇄적인 나라, 가장 개방적인 나라, 가장 못사는 나라, 가장 잘사는 나라, 큰 기업, 동네 브루어리 등 어떤 곳에서도 맥주는 생산됩니다. 동시에 맥주의 맛은 제각각이어서 무엇이 더 나은 맥주인지 절대적으로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맥주에 절대적인 옳고 그름이 존재할 수 없다는 의미네요.

네, 다시 말해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다가갈 수 있는 것이 바로 맥주입니다. 또한 맥주는 (법적 나이가 넘는다면) 누구나 다 마실 수 있고, 술이 강하지 않아도 맛볼 수 있으며, 음식과도 잘 어울립니다. 이처럼 세상 어디에서나, 누구와도 개성에 맞게 어우러질 수 있는 ‘맥주’야말로 아우라가 정말 대단한 상품이고, 이런 의미 있는 맥주에 우리 것 하나가 없다는 사실이 아쉬웠습니다. 컬쳐네트워크와도 잘 맞는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들어 무등산 브루어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무등산브루어리 동명점 매장 내부


가게를 둘러보니 귀여운 수달 캐릭터가 많이 보이는데요. 무등산 브루어리의 캐릭터로 수달은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마케팅을 위해서는 모델과 BI(Brand Identity)가 필요한데, 보통 주류 마케팅은 여성 모델을 내세워 여성성, 섹슈얼리티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예전부터 섹슈얼한 것으로 주류마케팅을 하는 것이 불쾌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새로운 BI를 찾아내신거군요.

네, 국내 국립공원들은 각 공원을 상징하는 동식물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지리산 반달가슴곰이 익숙하실 것 같습니다. 이들을 깃대종이라 부르는데, 무등산 국립공원의 깃대종은 수달입니다. 야생수달이 캐릭터가 되면 다양한 것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더욱이 ‘무등산 브루어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무등산을 상징하는 것을 캐릭터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가게에서 사용하는 잔에 수달이 그려져 있는데, ‘워메IPA’ 잔에 수달이 수박을 서리하는 모습을 넣어보았습니다. (웃음) .


수박을 서리하는 수달, 맥주 한잔하는 수달


정말 디자인, 생산 과정, 상품 모두 지역의 특색을 담고 있네요. 이 외에도 지역의 가치를 알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신적이 있나요?

꽤 있죠.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도시 광주는 예술 도시로서의 자부심이 있습니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면 기획자, 예술가, 활동가들은 마땅히 설 자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청년기획자나 예술가들이 설 수 있도록 돕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지식공유 플랫폼 등의 시도를 했습니다.


지금과 다른 시도들을 하셨었군요?

네, 재미있는 일도 많았지만 항상 한계에 부딪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랜 고민을 통해 제가 문제 해결 방식에 너무 가치적으로 접근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소비자들이 문화나 예술가를 만날 기회가 가치 중심이 아닌 서비스, 상품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면 기획에 자생력이 생길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이런 경험들로부터 컬쳐네트워크와 무등산브루어리가 탄생한건가요?

맞습니다. 앞선 깨달음을 바탕으로 문화사업 기획 및 컨설팅 회사 컬쳐네트워크를 설립했고 광주지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지역 컨텐츠의 기획을 업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2016년, 지역의 새로운 산업이 될 수 있는 무등산브루어리를 시작했습니다.



정말 ‘상품과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문화를 소개하는 시도를 하셨네요.

네, 무등산브루어리는 지역 맥주를 판매할 뿐 아니라 문화적, 산업적 메시지들을 지역사회에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역 맥주 생산을 통해 지역의 맥주잔생산, 육가공식품, 굿즈, 식기, 가구, 공간 등으로 산업이 확장될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사업에서 중요시하는 가치관이나 철칙 같은 것이 있나요?

무슨 일을 하든 제가 할 수 있는 일인가 그리고 즐길 수 있는 일인가를 고민합니다. 그리고 하는 일들을 통해 지역사회의 새로운 통로가 열렸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습니다. 회사 슬로건 자체도 지역사회문제를 문화로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문제해결을 더 문화적으로 세련되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무등산 브루어리에서 가장 소개하고 싶은 맥주는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original, only one, special 등 여러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워메IPA’에 대해소개하고 싶습니다. 창업 당시 맥주를 주조할 환경을 구성했다는 사실로도 기뻤지만, 그 후 무등산 수박을 넣은 맥주를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기 때문에 성공했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수박향이 나는 맥주라는 사실과 지역에서 생산되는 또다른 농산품인 수박을 넣어서 구현되었다는 사실이 이 맥주의 가치를 높인다고 생각합니다. ‘워메IPA’만큼은 광주가 아니면 절대 먹을 수 없는 맥주입니다. ‘워메IPA’는 워터멜론의 두 글자(워,메)와 워메(사투리)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 질문인데요, 앞으로의 목표나 최종적인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무등산 브루어리가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해 광주를 알리고 지역 사회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 다양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지방에 있다는 이유로 그 것을 못 피워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등산브루어리가 하나의 성공사례가 되어 그들에게 가능성을 보여주고 더 다양한 지역문제들에 대해 문화적 해결방식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무등산 브루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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