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 라이프에 필요한 스펙들이 있습니다. 마을 어르신과 소통할 수 있는 넉살, 텃세를 방지하는 인맥, 고장난 집을 고치는 셀프수리스킬, 먹고사니즘을 해결할 수 있는 자기 전문성까지... 이렇게나 까다로운 스펙을 갖추고 나면, 이제 토지나 주거를 구하기 위한 자본이 필요합니다. 참, 자본이 있다고 다 해결되진 않습니다. 마을 내 빈집이나 땅을 사려면 이장님의 네트워크를 거쳐야 하거든요. 비어있는 땅은 대개 마을 출신의 외지인 소유이기 때문에, 그들을 설득하려면 이장님의 도움이 필수적입니다.

유지황 대표는 도시에서 촌으로 이주하려는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기 어려운 환경을 경험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주)팜프라를 세웠습니다. 팜프라(FARMFRA)는 ‘Farm+Infra’의 줄임말로 ‘아무런 기반이 없는 청년들을 위한 농업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합니다. 그의 '촌라이프' 출발점은 7년 전, 기아 문제에 직면한 아이들에게 있습니다. 이집트로 떠난 여행 길, 자동차 밑에서 생활하는 아이를 목격한 유지황 대표는 불평등과 사회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고, 이 불평등을 해결하려면 기본적으로 식∙주∙학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 실마리를 찾아 '농촌'으로 떠나죠.

2년 간 농업세계일주를 떠난 유지황 대표는 14개국 35개의 농장, 농업행정 및 교육기관을 거쳤습니다. 그곳에서 농기술과 건축기술을 배우고 주거∙시스템∙기술∙도구∙가치∙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후에는 지역에 살며 마주하는 문제를 직접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집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어딘가에 정착한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청년 스스로 집을 짓는 ‘코부기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코부기'는 이동식 목조주택으로, 자신의 집을 등에 이고 다니는 거북이처럼 청년들이 어디서든 생활할 수 있는 집입니다. 2016~2018년 코부기를 짓고있을 때, 매년 2-300명의 청년들이 함께 살아보고 싶다며 찾아올만큼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 가운데 뜻을 같이한 친구들과 함께 마을을 이루어사는 '팜프라촌'을 구상했고, 팜프라촌을 꾸릴 곳을 물색하다 마침내 남해 두모마을 내 양아분교에 터를 잡았습니다.

팜프라촌은 도시에서 촌으로 이주를 희망하는 청년들이 촌 라이프를 실험해 볼 수 있도록 만든 청년 마을입니다. 이곳에서는 매년 이동식 목조주택을 짓는 '코부기 워크숍'이 열리고, '두모큰잔치'라는 마을 잔치에서 청년들과 마을 주민들이 함께 노래자랑, 천막극장, 두모농악 등 행사를 만들며 마을의 미래를 같이 일궈나갈 것을 다짐하기도 합니다. 다른 한 편, 남해마을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사라지는 기술과 지식, 자원과 문화를 보존하기 위한 사업도 전개합니다. 대표적으로는 '팜프라 매거진'이 있습니다. 팜프라 매거진은 남해의 특색있는 이야기를 '맛있게' 읽고, 마을에서 생산되는 제철 먹거리를 '재밌게' 먹는 소셜커머스 매거진입니다. 지역의 지혜, 지식, 기술, 1차 자원을 발굴해내고, 이를 콘텐츠로 제작해 보존하고 판매합니다. 제철먹거리를 지역 생산자와 정당한 가격으로 거래하기도 합니다.

최소한의 먹거리를 스스로 키워내고, 마을이 가진 지혜와 전통을 이어가며, 자연과 공존하는 촌라이프스타일을 만들기 꿈꾸는 (주)팜프라. 미래세대에게 다양한 삶의 선택권을 제시하며, 촌에서의 일상문화를 꽃피워나가는 (주)팜프라 펀딩에 동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