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21세기를 잘 살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적어도 시험공부, 성적표, 졸업장은 아닐 것입니다. 시험 성적만으로 세상을 살아갈 능력을 기를 수 없고, 졸업장만으로 미래를 맞이할 수는 없을테니까요. 2020년 10월, 온라인 국제포럼에서 OECD는 코로나19로 인한 '학습손실', 그리고 '학습격차'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습니다. 교육이 중단된 기간은 비록 짧더라도 그 영향이 지속적이며, 아이들이 세상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펜더믹은 또한 더욱 커진 불확실성의 시대를 열어젖혔습니다. 그렇기에 학교는 학생들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학습과 삶에 주도권을 갖는 힘을 더욱 더 길러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다음 세대를 위한 미래학교, '거꾸로캠퍼스'가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2017년 개관한 거꾸로캠퍼스는 교육부 소관 비영리법인 (사)교육실험실21이 운영하는 비인가 대안학교입니다. 다음세대가 불확실성의 시대를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미래핵심역량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요. 학교의 역할은 '능동적이고 유연한 학습플랫폼'으로, 교사의 역할은 '학생 스스로 직면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로, 성적표의 역할을 '학생 성장 사항을 확인하는 지표'로 재해석됩니다. 학생들은 학년 구분없이 2월과 8월에 언제든 입학할 수 있으며, 모든 교육과정은 프로젝트 기반(=모듈)으로 진행됩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온-오프라인 교육과정 운영을 최적화시킨 하이브리드형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학생들이 등교하여 학교에서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 가정으로 돌아가 온라인 학습체제로 유연하게 전환하는 온-오프라인 수업을 넘나드는 방식입니다.


거꾸로캠퍼스에 입학한 학생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본교에서 기본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본인이 선택하는 교육과정에 따라 다른 학습 시설로 이동합니다. 모든 학생은 모듈이 끝날 때마다 학습 과정과 결과를 담은 포트폴리오를 제작하고, '배움장터'에서 배운 내용을 발표하며, 학업을 마친 학생들은 졸업 대신, '엑시트(Exit)'합니다. 스스로 원하는 삶을 살아갈 준비를 마쳤다는 의미로 운영되는 '엑시트' 제도는 학생 스스로가 진짜 세상의 문제를 찾고 해결할 수 있는 소셜벤처 팀으로 성장했음을 암시합니다. 2020년 8월 기준, 14세~20세의 학생 90명이 거꾸로캠퍼스에서 배움을 이루고 있습니다. '거꾸로캠퍼스 첫 날과 마지막 날을 비교해보니,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을 갖추었다', '학년 구분이 없어서 다양한 친구에게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배움의 방식이 아예 달라서 내 안에 숨어있던 적극성을 찾게 되었다' 와 같이 학생들은 거꾸로캠퍼스를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기회로 평가합니다.

개별화된 교육적 접근을 통해 학생들의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거꾸로캠퍼스는 전문 특화된 커리큘럼을 10종 이상 개발한 바 있습니다. 또한, 연구교사들에게 현장연수교육을 진행하며 그 노하우를 전파하기도 합니다. 2018~2020년까지 전국시도교육청 소속의 교육자 2천여 명이 거꾸로캠퍼스의 교육모델을 배워갔습니다. 학습 허브의 역할을 담당하며 그 성과를 인정받은 거꾸로캠퍼스는 2017년 AMERICA ACHIEVES*와 OECD가 지원하는 'WORLD LEADING LEARNER'로 선정, HundrED** 세계 100대 교육혁신에 2018-2019 2년 연속 뽑히기도 했습니다.

*AMERICA ACHIEVES: 세계 교육문제해결을 위해 여러 교육주체 간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조직
**HundrED: 2017년 핀란드 독립100주년을 맞아 설립된 비영리기관으로, 전세계의 다양한 교육혁신을 발굴하여 소개한다.

점차 그 규모를 키워가는 거꾸로캠퍼스는 미래교육의 수혜자를 점차 확대해나가며, 학습허브로서 양질의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보급, 확산하는 교육실험의 기회를 꾸준히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미래세대를 위한 새로운 교육을 제시하는 거꾸로캠퍼스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