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좋아하시나요? 부산에 가면 시원을 마셔야 하고, 서울에 가면 참이슬을 마셔야 하죠. 제주도라면 한라산을 마셔야 하고요. 그 외 지역들에서도 특색있는 소주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지역 소주는 지역의 이야기와 분위기에 취하도록 만드는 여행의 좋은 동반자죠.

하지만 소주만큼이나 친근한 술인 맥주에는 '지역 맥주' 개념이 없습니다. 소주와 달리 한국에 들어온지 아직 200년도 안된 맥주의 짧은 역사 때문일까요? 그런데, 이를 기회로 삼아 '맥주로 지역을 활성화하겠다'는 회사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수제맥주제조회사 '무등산 브루어리'입니다.

무등산 브루어리는 광주의 농산물과 로컬콘텐츠를 접목한 맥주를 만듭니다. 먼저 무등산 브루어리의 수제맥주는 모두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 생산된 밀으로 제조합니다*. 또한 무등산 브루어리의 '워메 IPA'는 무등산 수박이 담긴 수박향 맥주입니다. 또다른 맥주들인 '영산강 스타우트', '무등산 필스너', '광산 바이젠' 등은 광주의 명소들을 담았고, '평화 페일에일'은 광주와 연관성 깊은 5.18 사건을 담았습니다.

맛도 훌륭한 이 맥주들은 무등산 브루어리의 자체 양조장에서 직접 생산됩니다. 이 양조장은 연간 80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국산 제조설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시말해 무등산 브루어리는 '맥주 한 잔'을 통해 광주 안에서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생산, 유통, 판매, 소비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죠. 게다가 무등산 브루어리의 양조장은 공장 단지가 아닌 광주의 원도심 동명동에 위치하여, 양조장 자체에 대한 관광 수요 또한 창출해냅니다.

'지역의 생태계가 정말로 지속 가능하려면 그 안에서 소비만이 아닌 생산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소비가 아닌 생산에 중점을 두면 서로 협력하고, 지역 주민과 만나는 접점도 고민하게 된다'고 말하는 무등산 브루어리. 맥주 한 잔 걸치고, 새로운 로컬 시대에 취해보세요.

*참고 :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는 연간 16,000톤 가량의 밀이 생산되고 있으며, 전국 밀 생산량의 절반 이상에 이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