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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는 불편하고, 호텔은 재미없을 때!'(2) 베드라디오 호스텔 체험기
#기업 인터뷰
2019-05-14

※ 이 글은 비플러스 매니저 D가 직접 베드라디오에 숙박하고 주변을 거닐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기록한 글입니다. 기존글보다 조금은 더 편한 분위기로 작성됐습니다.

베드라디오 인터뷰 당일, 서울 날씨부터 갑자기 확 좋아졌다. 여기가 이정도면 제주도는 얼마나 좋을까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물론 업무 차 출장으로 가는 것이다. 이건 일이다 일.

일 때문이야 일 ㅎ


지난 1월 이미 한번 방문을 했었다. 아직 겨울이었지만 다행히 제주의 날씨가 좋던 날이었다. 베드라디오 동문점이 아직 내부 준비가 끝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숙박을 할 수도 없었거니와 애초에 당일치기 일정으로 움직였기에 아쉬움이 큰 하루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리 예약도 했거니와 무엇보다 목적이 베드라디오 호스텔에서 묶으면서 제주를 느껴보기 위해 왔다. 물론 다시한번 이건 일이야 일. 임무가 있는 상황이라고.


베드라디오는 제주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택시를 타고 약 15분정도? 나를 태우고 가시던 기사분도 어제까지는 아니었는데 오늘 제주 날씨가 확 좋아졌다고 하셨다. 산지천을 앞에 두르고 제주항과 동문시장의 근처에 자리잡은 베드라디오 동문점은 그렇게 두 번째로 찾아가게 됐다.

베드라디오 동문점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중앙로1길 41-1


라는 뭔가 힙한 이름의 까페&펍에 앉아서 김지윤 대표님을 기다렸다. 베드라디오 팀들과 인사를 나누고 아직 해야할 업무들이 남아있는 만큼 맥주를 참고서 커피를 한잔시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산지천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과 어디선가 들려오는 새소리와 함께 눈앞에 펼쳐진 화면은,

카메라가 날씨를 담아내질 못한다


날씨가 모든 것을 감싸 안았다고 해야할까. 라운지의 창문이 올려져 만들어진 이 공간에선 혼자이건, 무엇을 하건, 아무 생각이 없는 그 어떤 이도 행복하게 만들어 줌에 틀림없다. 장관이네요 절경이고요.

월요일 오후여서 그런지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앞을 지나가진 않았지만, 인근에 사는 것으로 보이는 분들이 산책을 다니다가 라운지 내부로 들어오거나 외부에 설치 된 다른 테이블에 앉아서 맥주나 커피를 한잔씩 하기도 했다. 앉아서 꾸벅꾸벅 졸면 꿈마저도 낙원같은 꿈을 꿀 것 같은 그런 순간이었다.

예약 한 방에 짐을 좀 놔두기 위해 일단은 숙소로 들어갔다. 예약한 방은 수페리어 트윈룸. 첫 번째 방문했을 때 알게 된 이곳 동문점의 특징은 숙소 어디서 봐도 정말 멋진 뷰라는거다. 물론 발코니가 있는 곳이 젤 가보고 싶긴 하지만 그건 다음 기회로.

보다시피 침대 바로 옆에 뷰가 펼쳐진다


와 침대에 누워서 아무것도 안하고 바깥만 바라보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겠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햇빛이 많이 들어오면 어쩌나 싶었는데 암막커튼 치니 방이 금방 어두컴컴 시컴컴 해져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창문을 모두 열고 바라보게 되는 풍경은 탄성이 안나올 수가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부모님과 함께 제주도를 다시 방문하게 될 계획인데 지금이라도 전화걸어서 이곳으로 숙소 옮기자고 말하고 싶어질 정도다.

창문을 화알짝 열고 내려다보이는 화면을 그대로 담았다.


조식 때 이용할 수 있다는 6층의 공간에도 올라가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그곳은 딱 조식이 운영되는 시간만 오픈이 된다니 그건 내일 아침의 일이다. 오르락 내리락 하는 걸 귀찮아 하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둘러보는 게 너무나 신이 났다. 날씨의 영향인지 제주도 덕인건지.
다시 라운지로 내려와서 김지윤 대표님과의 인터뷰를 위해 이것저것 정리를 했다. 다른 팀원 분들에게 궁금한 사항들을 미리 물어보거나, 제주 여행에 대한 궁금증 등. 라운지 내부에 팀원 분들의 사진도 찾아볼 수 있었다.

제주 사투리가 적힌 귀여운 무엇인가로 꾸며진 베드라디오 라운지 내부.


금방이라도 모든 걸 벗어던지고(...)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계속 강조하지만 난 일을 하기 위해 내려온 거니까. 마침 고민하고 있을 때 김지윤 대표님이 도착했다.

'엄청 놀고싶은 거 다 압니다'라는듯한 미소의 김지윤 대표


'저도 오늘 날씨가 이정도로 좋을 줄은 몰랐어요.'
인사를 마치고 나서 대표님이 던진 첫 마디. 그러게요. 정말 어마어마한 날씨입니다. 몇번을 강조해도 질리지가 않아요.

'아 저희 이번 주 토요일에 힙한 파티 할 건데. 그때 오셨으면 더 담아갈 거 많은데 말이에요.' 윽. 이 황홀함을 깨는 주문과 같은 말. 그렇게 인터뷰를 시작했다.

(김지윤 대표 인터뷰 보러가기)

인터뷰 끝!!


어메이징 한 날씨. 스텔라 생맥주!


인터뷰를 마치자 마자, 스텔라 한잔을 주문을 하고, 인싸력을 위해 사진을 한잔 남기고. 그리고 목구멍으로 맥주가 넘어가는 순간.


시원하다는(물론 엄청 시원하고 맛있는데) 느낌보다는 눈앞에 펼쳐진 세상과 내가 몰아일체로 한없이 휘감기는 이 평안함. 솔솔 불어오는 바람. 지나가는 자전거 패달 밟는 소리. 주인 옆에서 장난치는 강아지의 모습. 맞아 여긴거다. 올해의 시작은 이 순간부터인거야.

몇 시간이고 이 자리에 앉아서 멍하니 하늘만 보고 싶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주변 산책 및 현장탐사를 좀 해보기로 한다. 베드라디오 동문점 입구를 등지고 서면 왼편으로는 올레 18길로 이어져서 사라봉으로 갈 수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동문시장과 탑동으로 연결이 된다.

이제서야 제대로 바라보게 된 베드라디오 호스텔 동문점의 전면


그런데 좀 멍청하게도 난 구두를 신고 이곳을 내려오는 선택을 하고야 말았다. 절대로 오래 걷기 싫어서가 아니라 구두 신고 멀리갔다가 발이 아프면 큰일이라서 탑동과 동문시장 쪽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탑동쪽으로 좀 더 걸어나와서 찍어 본 산지천


산지천을 따라서 걷다 도착한 잔디광장에서 매우 귀여운 광경을 보게 됐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하던 어르신 한 분이 잠시 벤치에 앉아서 쉬는 모습이었다. 자꾸 놀려고 하는 강아지들에게 곧 집에 가야 하니까 이리오라고 타이르던 모습이 너무 좋아서 사진을 담아도 되겠냐고 물었다. 흔쾌하게 허락하시면서 계속 아이들에게 그만 놀라고 불만을 표하셨다.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는 모습


최근 지역의 원도심들을 다시 살려보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트렌드다. 베드라디오 호스텔이 위치한 주변도 과거 제주도의 중심지였다. 흔히 말하는 '시내'였던 곳이다.

이런 분들도 계시리라


김지윤 대표님의 말에 의하면 현재 제주도의 20대 중후반부터 30대가 어렸을 때 놀던 동네가 여기라고 한다. 이 장소에 추억을 가지고 있는 그 세대는 이 공간에 무엇인가가 생기면 굉장히 반가워한다고.

목욕탕 이었던 곳을 갤러리로 바꿔 원도심 사진전을 하고 있었다.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제주 사랑방
차 한잔과 책 한권이 딱 어울리는 방이었다


해가 아직 밝았지만, 시간은 저녁식사가 가까워져서 그렇게 멀리까지 나가지는 않았다. 제주도로 왔으니 회를 먹으려고 어디를 갈까 하다가 김지윤 대표님의 추천을 받아 근처에서 회를 떠서 식당으로 가지고 갔다.

굳 회굳


맛에 대해서는 말해 무엇하랴. 사진에는 담질 못했지만, 매운탕이 아닌 지리를 시킨 것도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 담백하고 깊으면서 시원했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면서 식사를 하고 나오니 시간이 제법 지나서 어두워졌다.

어느새 조명이 들어온 다리


어둠이 깔린 뒤의 로스크도 궁금해졌다. 다른 곳으로 안가고 로스크로.

'베이컨 캔디' 단짠단짠의 향연


스텔라 생맥주, 제주 에일과 함께 하는 안주는 베이컨 캔디. 서울의 '사실주의 베이컨'을 통해 가져온 다는 이 물건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돼지고기 육포에 설탕의 단맛이 제대로 감싸고 있다. 단짠단짠은 쉴새없이 손이 맥주를 입으로 가져가게 만든다. 혹시나 부담스럽다면, 팝콘 몇개를 던져넣으면 회복이 된다.

내일 일정도 있고하니 오늘은 이 정도까지. 깨끗히 샤워하고 편안하게 날 보듬어주는 매트리스 위로 몸을 던졌다.


술을 적당히 마시고 늦지 않게 잠들어서 인지 일어나는 데 크게 문제는 없었다. 누워서 한참을 멍하니 다시 한번 바깥 풍경을 바라봤다. 그러다가 배가 고파와서 6층으로 올라갔다. 조식이 제공되는 공간이다.

사진이 좀 흐린날 처럼 나왔는데 구름만 좀 많을뿐 여전히 맑은 날이었다.


시리얼과 토스트, 그리고 오렌지 쥬우스로 아침을 해결했다. 오늘은 다시 서울로 떠나는 날. 1박 2일은 예상대로 매우 아쉽다. 비행장으로 떠나기 전까지 조금 더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기 보다는 발과 맘이 가는곳으로 걸었다.

인상적인 느낌의 벽화를 가진 모텔건물
유명한 동문시장


무엇보다 오늘은 바다를 좀 보고 싶었다. 단, 해수욕장 같은 느낌보다는 삶의 바다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수협 공판장 쪽을 향했다. 새벽시간이었으면 경매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아쉽긴 하지만 오랜만에 바닷내음이 물씬 나는 곳을 둘러봤다.


항구에 정박해 놓은 어선들

고향 군산이 생각나는 모습


내친김에 여객선 터미널까지도 걸어갔다. 배를 탈 사람이 아닌 이상 마음대로 출입을 할 수가 없어서 멀리서 보이는 페리의 사진만 담았다. 그것도 윗부분만


오후 2시의 비행기라서 제법 여유있게 다닐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전혀 아니었다. 베드라디오 팀과 인사를 나누고자 급하게 호스텔로 돌아갔다.

이 힙함을 보라.
방을 떠나기 못내 아쉬워 장난스럽게 그려진 입구 앞 공간의 낙서를 담았다.


기필코 빠른 시간내에 제주도로 여행을 한번 더 오겠노라 김지윤 대표님에게 이야기 했다. 본격적인 여행 시즌이 시작될텐데 숙소 잡기가 쉬울지는 모르겠지만.

더 놀고 싶다고 칭얼대는거 같은(...) 나와 김지윤 대표님의 한컷


봄의 시작을 알리는 화창한 날씨와 함께 정신없었지만 충분히 즐거웠던 베드라디오 호스텔 동문점에서 1박2일. 비플러스의 회원분들도 제주도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한번 고려해보시기를!

(링크) 베드라디오 사이트

산지천아! 조만간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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