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 모두가 아는 속담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돈 나고 사람 난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을 우리는 살아가며 자주 맞이합니다. 속담의 '돈'을 '일'로 바꾸면 더욱 그렇습니다. '너 아니어도 일할 사람 많아!' 모두의 가슴에 한 번쯤 들어본듯 자리잡은 이 말은 만성적인 불안을 야기합니다. 한번이라도 뒤처지면 끝장이니까, 처음부터 뒤처진 사람을 도울 여력따윈 없습니다. 각자도생이 시대정신입니다.

그러나 (주)제일산업은 사업소개서에 '만들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만듭니다'라고 적습니다. 그리고 중증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중증장애인에게도 적합한 '종이컵 제작' 사업을 벌입니다. 심지어 장애인이 사용하기 편리한 생산/포장 기계를 직접 설계하여 만들었습니다. 제일산업은 사회적기업, 장애인표준사업장, 장애인기업 인증을 받았습니다. 제일산업의 총원 25명 중 19명이 취약계층입니다(장애인 16명, 고령자 3명). 그야말로 '사람을 위해 일을 내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종이컵의 품질을 우선순위에서 미루진 않습니다. 중증장애인들은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지만, 단순노무에서는 배우는 시간은 느려도 일단 숙달되면 높은 집중력을 발휘합니다. 그래서 비장애인보다도 생산관리 능력이 오히려 뛰어나다고 합니다. 제일산업의 또다른 모토는 '장애인도 장인이 될 수 있다'입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우수한 종이컵으로 제일산업은 어느덧 업력 20년차에 이르렀습니다. 연매출 55억원, 종이컵 생산 업계 국내 3위도 달성했습니다. SK, 다이소, 지역농협 등 유수 업체도 제일산업의 종이컵을 납품받습니다. 제일산업의 다음 20년은 더 우수한 종이컵으로 더 많은 중증장애인들과 함께하기를 바랍니다.